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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지리태극(중탈기)

캔디랑 2015. 5. 27. 19:38

함께 출발하여 성공한 분들은 성공의 축배를 들고 있느라 홀로 중탈하고 중탈의 아픔에 괴로워 하는 자를

돌아볼 여유들이 없는가 보다.

홀로 구석에 처박혀 있는 듯한 느낌으로 며칠을 보냈다. 구석에 처박혀 흐느적 거리고 있는 캔디를 세상으로 꺼내준 분들이 있어 이렇게 중탈 산행기도 쓸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다.

음정으로 중탈했을때 속 문드러질텐데 지원이 중요하냐며 얼른 집에가서 쉬고 무릅관리 잘 하라고 전화주신 마당바위 대장님의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충달사 청주팀 식구들이 없었다면 아마도 더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한의원 소개해 주고 병원 갔다 왔는지 챙겨주고 앞으로 할일이 더 많은데 지금 그런거 갖고 좌절하지 말라고 힘을주신 뽀빠이님^^ 한달전 캔디와 동일한 증상인 장경인대 부상을 훌륭하게 극복하신 맨발님도 본인께서 극복하신 내용을 수시로 알려주시고 걱정해 주셨다. 청주에 오면 언니랑 밥 같이 먹으려고 전화 했다는 

해수님^^ 음정으로 중탈한 내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안다고 내 말에 맞짱구를 쳐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아무튼 여러분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이제겨우 비틀 거리고 일어서려고 하고 있다.

3주전 정천님과 인월에서 출발하여 서북능선을 타고 지리 주능을 지나 천왕봉 중봉을 거쳐 동부능선 금줄을 넘어서서 타박타박 내려오는데 무릅의 느낌이 이상했다. 이거 뭐지? 싶었다.

지리 동부능선을 타면서 비바람에 추운날씨와 싸우며 아픈 다리를 질질 끌고 밤머리재로 하산했다.

거기서 태극은 그만 스톱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5월 23일에 출발하는 지리태극 팀을 의쌰의쌰 해서 날짜를 잡아놨다는 것이었다. 원래 5월 2일에 출발 하기로 했던 앵경언니와 신난다님 팀이 태달사에서 개별태극을 하지 말라는 지침 때문에 출발을 포기했을때 그러면 23일에 우리끼치 뭉쳐서 가자고 날짜잡고

에너한테 리딩 부탁하고 해서 작품을 만들어 놓은 상태다. 그런데 날짜가 다가올 수록 무릅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입에서는 나는 못가겠다는 말이 나오지를 않는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밤머리재 까지만 함께 가다가 아프면 중탈하겠다고 모두에게 얘기하고 출발을 했다. 그런데 밤머리재에서 앵경언니가 준비한 소고기 국밥을 두그릇씩이나 먹고나니 또 여기서 못가겠다는 말이 입에서 나오지를 않는다. 무릅은 이미 경미한 통증이 시작되고 있었고 나는 머릿속으로 이정도 아픔이라면 참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으로 도토리봉을 올라갔다. 이제까지 몇번인가 지리 동부능선을 타 보았지만 참 힘들지 않게 올랐던거 같다. 새봉도 중봉도 그냥저냥 가다보니 나타나 준다.

천왕봉을 지나 세석을 가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참을 수 있는 아픔이었다. 그런데 선비샘을 앞두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찾아왔다. 에너가 내 눈을 보고 말한다. 누나.....여기서 접자......라고...ㅠ.ㅠ....나도 안다. 내가 더이상 갈 수 없다는 것을......ㅠ.ㅠ...

그렇게 벽소령에서 음정으로 하산했다. 혼자서 그 먼길을 걸어서....ㅠ.ㅠ...앞으로는 절대로 태극을 두번다시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지만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신 분들이 가을에 함께 걷자고 나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