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7일 01시 40분 내설악광장 출발 ~ 28일 01시경 설악동 소공원 중탈
설악태극 종주란 모란골에서 시작하여 안산을 치고 올라가 - 대한민국봉 - 대승령 - 귀때기청
- 끝청 - 대청봉 - 공룡타고 마등봉 - 걸래봉 - 황철봉 - 미시령 삼거리에서 울산바위 서봉
- 달마봉 - 주봉산 - 청대산을 찍고 내려와 속초 설악항 푸른 바닷물에 손을 적시는
실거리 60km의 종주 코스 입니다.
캔디는 이제까지 두번 완주를 하였고 완주한 시간기록이 맘에 들지 않아서 제대로 쌈빡하게
설악태극을 재도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함께 걷기로 했던 블로그 친구님께서 갑작스런 무릅 부상으로 도전 포기를 해오심에 따라
정말로 설악태극을 꼭 해보고 싶어하는 여인네 4인방으로 팀을 급구성하였습니다.
이번에 뭉친 여인네들은 1년에 100km 이상의 장거리 종주를 서너번씩은 하는 여전사들 이지만
캔디를 제외한 3명은 설악태극 만큼은 시간상 아직 도전 조차도 못하였고 마등봉 이후 황철봉
구간은 걸어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말로 이번 만큼은 설악태극을 꼭 해보고 싶은 염원을 담아 도전을 하였고
캔디 또한 모두가 안전하게 꼭 완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미리 일주일전 한계고성 산행을 하면서 대한민국봉에 맥콜 2리터를 비장하였고
산행 3일전 장수대에서 대승령으로 올라가 미역국, 햇반, 생수, 라면을 비장하여
두었습니다.
함께 모인 여전사들은 서로 얼굴을 보며 함께 산행하게 된것이 너무나도 좋고 행복하였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아는 우리들 이기에 함께 이렇게 뭉쳤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아무리 세찬 추위와 바람이 불어와도 한밤중 공룡에서 온몸을 때려대는 바람 앞에서도
어느 누구도 힘들어 못가겠다는 말 한마디를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말 한마디가 팀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에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발가락에 물집에 잡혔거나 무릅이 아프거나 하는것은 설악태극을 완주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그 정도는 몸의 고통을 다스려 가며 완주할 수 있는 저력을 이미 갖춘
사전수전 다 격은 여전사들 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를 때려대는 태풍급 강풍앞에서 마등령을 1km 앞둔 상황에서
캔디는 모두를 바위틈에 불러 세웠습니다.
이 바람을 뚤고 황철봉을 넘다가 발하나 잘못디뎌서 넘어지면 그야말로 대형사고가 될 수
있음을 얘기하고 우리는 소중하니까 그리고 우리는 다치면 않되고 다음주에도 또 배낭을 메고
산에 갈 수 있어야 하기에 여기서 접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중탈을 하려면 여기서 결정을 하고 마등령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을거 같다고
의견을 제시 하였습니다.
이야기를 하는 캔디의 눈에서 순간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ㅠ.ㅠ...
설악태극을 완주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었는데 너무나도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말들은 않하고 묵묵히 공룡을 타고는 있었지만 모두의 머릿속은 이미 중탈을 해야 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도전보다 더 중요한건 우리들의 안전이기에 우리는 설악태극 완주에 대한 단 1%의
아쉬움도 남기지 않고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내려 서기로 하였습니다.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설악태극 입니다.
공룡을 타고 넘어 마등령에서 설악동으로 내려왔습니다.
27일 새벽 2시 네명의 여전사가 설악태극 출발선에 섰습니다.
여수에서 아산에서 대전에서 모였습니다.
설악태극 가기로 한 2주전부터 우리 모두는 너무 기쁘고 설레어서 행복했습니다.
ㅋ~ 고통을 즐길 줄 아는 여전사들 입니다.
완주의 기쁨을 아는 여전사들 입니다.
캔디와 진양호 지리태극, 그리고 얼마전 덕산 지리태극을 함께 걸었던 산소미소 칭구 입니다.
그녀의 거침없는 도전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지리태극 3종세트는 물론이고 영알실크 110km를 얼마전에 걷고온
여수에서 올라온 마음속에 목련님 입니다.
설악태극 정도는 이미 하고도 남았을텐데 여수와 설악이라는 시간상 거리 때문에 아직
제대로 도전조차도 못해보았습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여수에서 올라온 나무님 입니다.
여려보이는 모습과 달리 너무나도 강한 또다른 그녀가 내면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멋진 나무님 입니다.
설악태극에 3번째 도전하는 캔디 입니다.
어찌하다 보니 이번 설악태극의 길잡이를 맡게 되었습니다.
선두에 서서 빨리 갈 수는 없어도 미리 알바하지 않도록 길의 방향정도는 잡아줄 수 있을거
같았습니다.
설악태극의 실질적인 출발점인 모란골 입니다.
바위 맨 아래 하늘 天 글자가 가려져 있습니다.
구룡동천(九龍洞天) 무슨뜻 일까요?
이 다리를 건너야 안산으로 올라가는 등로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등로 시작이 사유지 마당인데 작년보다 더 철저하게 철조망을 쳐 놓았습니다.
설악태극 하기가 참 쉬운게 아니네요~
7년전에 설악태극을 완주하신 청룡님께서 달아놓은 태달사 현판 앞에 도착한 우리들 입니다.
안산까지는 계속 쉼없는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바위도 타고 올라가야 하고
수북히 떨어진 낙엽은 비가와서 더욱 쭉~쭉~ 미끄러 졌습니다.
안산이 보이는 8부 능선쯤 도착을 하니 세상에나~ 환상의 상고대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10월에 만나는 상고대 였습니다.
추위도 잊고 모두는 환호성을 지르며 상고대를 즐겼습니다.
이미 안산도착 예상시간 보다 30분이 지체된 상황이었지만
즐길 수 있을때 즐겨야지요.
저 멀리 안산이 보입니다.
안산도 하얀 눈꽃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있었습니다.
안산을 치고 올라가기전 안부에서 바라본 안산 정상 입니다.
안산 정상에서는 인증샷만 남기고 바로 내려섰습니다.
올라서니 드디어 설악의 속살들이 모습을 들어 냅니다.
뒤돌아본 안산의 모습입니다.
아무리 종주 산행이지만 그냥 갈 수가 없었습니다.
대한민국봉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지난주에 산으로 대장님과 산행을 하면서 비장하여 두었던 맥콜을 찾았습니다.
ㅋ~ 안산까지 오면서 물 한모금 밖에 마시지를 않았습니다.
평소 이곳까지 오면 갈증에 저 맥콜이 환대를 받아야 마땅한데 이 추위에 이번에는
아쉽게도 강제할당 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네요^^.
대한민국 저 표지석이 대한민국봉이 아니라는거 압니다.
계조암에서 달마봉 가는 곳에도 똑같은 대한민국 표지석이 서 있습니다.
그렇지만 설악산 서북능선을 종주하는 분들은 산행기에 이곳을 대한민국봉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캔디는 매직을 갖고가서 대한민국 글자에 까맣게 색을 입혀 놨습니다.
이런 돌발 행동이 옳지 않은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산타는 사람들이 이곳을 편안하게 대한민국봉 이라고 표기하고 있고
재미삼아서 대한민국봉이라고 일부러 더 불러보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에 하나쯤 대한민국봉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봉 인증샷을 찍는 순간에도 바람은 몸을 날려버릴 듯이 불어대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정도 바람 정도는 아직까지는 즐길 수 있습니다.
대승령 표지석에 하얀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있습니다.
ㅋ~ 얼굴이 모두 꽁꽁 얼어 있네요.
대승령 정상 오르기 전에 3일전에 비장하여둔 미역국과 햇반을 끓여 먹고 라면과 남은 간식을
챙겼습니다. 그렇지만 뜨거운 국물도 추위에 떨면서 먹어서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하얀 모자를 뒤집어 쓴 귀때기청이 보입니다.
귀때기청에 가까워 올수록 우리가 궁금한건 공룡과 황철봉의 상황이었습니다.
공룡과 황철봉도 저렇게 하얀눈이 쌓여 있다면 판단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귀때기청으로 가면서 공룡과 황철봉의 상황을 보니 그쪽은 눈이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마음으로부터 일단 안심이 되었습니다.
눈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귀때기청 오름길 입니다.
귀때기청에 도착한 우리들 입니다.
이쯤에 와서 땀은 이미 한바가지 흘려주고 몸은 풀려서 귀때기청 돌너덜 정도는 사쁜사쁜 걸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함에도 이날은 추위와 강풍에 오히려 몸은 더 굳어져 가고 있었고
강한 태풍급 바람에 몸의 균형을 잡기도 힘들었습니다.
정말 다행하게도 공룡에는 눈이 안쌓여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귀때기청에서 한계3거리를 거쳐 끝청-중청 가는길은 눈이 쌓여 미끄러움 그 자체 였습니다.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바위를 움켜잡고 조심조심 진행을 하였습니다.
대청봉은 먼저간 나무님이 대표로 다녀왔습니다.
대피소 취사장 구석에서 뜨거운 라면으로 속을 덥혀 주었습니다.
ㅋ~ 도대체 뭐가 좋은 것일까요^^
중무장을 하고 중청 대피소를 나섰습니다.
사진은 더이상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추위에 장갑을 벗을수도 없었고
희운각 내려서는 돌팍 계단에는 쌓인눈이 얼어 붙어서 무진장 미끄러웠습니다.
저녁 8시경 조용히 희운각 대피소를 통과하여 공룡으로 들어갔습니다.
공룡을 타는 내내 태풍급 바람과 맞서야만 했습니다.
완전 중무장을 하고 두 눈만 내 놓은채 진행을 하였습니다.
깜깜한 밤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돌팍 계단과 철 난간이 있는 공룡을 탔을 뿐입니다.
낙엽이 날라와 얼굴을 때리는데 무진장 아픔을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아이고 힘들어~ 소리 한마디를 안합니다.
서로 스틱도 잡아주고 조심히 공룡을 탈 수 있도록 서로를 챙깁니다.
우리는 모두가 함께 다같이 완주하는것을 모두가 한마음으로 바라고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강한 자연앞에 인간은 가끔은 겸손할 줄도 알아야 할거 같았습니다.
캔디가 생각한건 단 한가지 안전 그리고 다치지 않는것 뿐이었습니다.
물론 마등령에서 황철봉 진행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소중하니까 우리를 지키기로 하였습니다.
캔디는 마지막으로 마등령에서 다시한번 모두에게 물었습니다.
이곳에서 금줄을 넘어가면 마등봉으로 해서 황철봉으로 계속 진행을 하게 되고
저 계단을 내려서면 비선대로 해서 설악동으로 중탈을 하는 건데
진행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지만 이미 중탈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이곳까지 온
우리이기에 우리는 깨끗하게 아무런 미련없이 내려서기로 하였습니다.
속초 찜질방에서 눈을 붙이고 아침에 미시령을 넘어 서는데 비가 옵니다.
아쉬운 마음에 울산바위라도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서 운전대를 미시령 옛길로 돌렸습니다.
와~ 대박~ 환상~입니다.
미시령 옛길을 따라 미시령 고개를 올라서는 중간에 하늘에서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눈이 오는 무아지경의 세상을 맘껏 즐겼습니다.
아쉽지만 우리는 이렇게 다음을 기약하였습니다.
ㅋ~ 내년에 설악태극 다시 도전할 날짜까지 잡아놓았습니다.
도전은 계속 됩니다.